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어른은 자라서 더 나은 어른이 된다
어딘가에 ‘세상이 이런 곳이구나’ 하고 가만히 지켜보는 어린이가 있다. 어른이 어린이를 보듯이 어린이도 어른을 본다. 어른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배운다. 어린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가올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바란다면 더 나은 어른이 되는 수밖에 없다. (중략) 세계 곳곳에 어린이가 산다. 어른의 세계와 어린이의 세계는 늘 겹치게 마련이다. 나의 세계에 어린이가 있다는 걸 잊지 말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 어린이한테 모범적인 ‘사람’이 되자고 또 다짐한다.
여러분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어른이 돼주세요
우리 주위에는 항상 어린이가 있습니다. 어린이는 편의점에도 있고, 건널목에도 있고, 마트에도 식당에도 버스에도 있습니다. 수가 줄었다고 해서 어린이가 없는 게 아니지요. 어린이가 없는 것처럼 여길 뿐이지요. (중략) 인류가 존재한 이래 어린이는 언제나 ‘있었습니다’. 누구나 한때 어린이였고, 누군가는 지금 어린이이니까요.
어린이는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입니다. 어른은 어린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어른은 어린이를 존중해야 합니다. 어린이와 함께 미래의 위기와 새로운 기회에 대응해야 합니다. 이때 어린이는 누구보다 적극적인 동료 시민입니다. 왜냐하면 미래는 곧 어린이가 살아갈 현재이기 때문입니다. 잊지 마세요, 여러분. 세상에는 언제나 어린이가 있습니다.
어린이를 환영해주세요.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봐주세요. 처음 보는 어린이와 대화해야 한다면 존댓말을 써주세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어린이와 보호자에게 순서를 양보해주세요. 어린이 일행은 언제나 시간이 더 걸립니다. 뒤에서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하고 시간을 벌어주세요. 제 말을 믿으세요, 여러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집니다. 유아차를 들고 계단을 오르는 보호자가 보이면 도와주세요. 생각보다 빨리 우리 생활이 달라질 것입니다. 어린이는 빨리 자라니까요.
더 간단하게 어린이에게 영향을 끼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평소에 멋있는 어른인 척하는 것입니다. 편의점 직원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어른,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어른,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어른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어른이 되어주세요. 만일 그런 어른을 만난 적이 없다면, 여러분에게 필요했던 바로 그 어른이 되어주세요.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어린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소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