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그룹 마마무로 데뷔한 화사(본명 안혜진·25세). 그룹에서 색채 짙은 보이스로 마니아 팬층을 형성한 그는 아이돌 보컬리스트로서도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가수라는 본업에 충실하던 그의 존재감이 확실하게 드러난 건 다름 아닌 예능 프로그램. 여름날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말없이 곱창을 먹던 화사는 전국에 있는 곱창을 동나게 했고, 솔로로서 첫발을 디뎠을 땐 폭발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화사의 손을 거치면 완판을 기록하는 신화가 이어지기도. 한 시기를 반짝 빛낸 스타라고 하기엔 파급력과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다. 바야흐로 연예계는 화사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예능계 샛별에서 믿고 보는 캐릭터로
지난 2018년 6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존재감을 입증한 화사. 방송에서 보여준 그의 소탈한 모습은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화사는 마마무 보컬로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벗어던지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질끈 묶은 머리로 지내는 일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무대 위 모습과 사뭇 다른 그의 반전 매력은 대중을 열광하게 했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그의 일상은 어딘가 모르게 친근감을 주었고, 방송 중 보여준 ‘먹방’은 말 그대로 센세이션이었다.
밝은 대낮에 야외 테이블에 앉아 홀로 곱창 2인분에 전골까지 먹던 화사. 해당 방송은 10%대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여기에 곱창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둔 데 이어 한동안 전국에 곱창 대란까지 일었다. 특히 화사가 방문했던 곱창집은 북새통을 이뤄 ‘화사 효과’의 큰 수혜를 입었다. 이후 화사가 먹는 음식마다 없어서 팔 수 없는 정도로 화제가 됐다. 곱창에 이어 김부각, 간장게장, 닭백숙도 줄줄이 완판을 기록했다.
화사의 먹방은 잘 차려놓고 즐기는 기존의 먹방과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배달 음식을 받은 직후 식탁 앞에 서서 뜯어 먹는 소탈함, 먹을 때 방해가 될 수 있는 긴 머리를 무심한 듯 묶어 올리고 음식에 집중하는 모습, 닭백숙의 경우 뼈에 바짝 붙은 살도 능숙하게 먹는 발골 능력까지. 또 “맞아, 저 음식은 저렇게 먹어야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음식 간의 궁합을 잘 파악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먹는 방법’을 아는 화사의 모습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나 혼자 산다> 회원으로 합류하며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화사. 그는 방송인 박나래, 모델 한혜진과 함께 <나 혼자 산다>의 디지털콘텐츠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멤버로 예능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완벽한 케미를 자랑하는 세 사람의 허물없는 모습과 웃음을 유발하는 분장 쇼 등은 SNS에 짤로 박제될 만큼 화제를 모았고,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개그를 선보여 누적 조회수 1,600만 회에 달했다. 특히 개그 욕심을 내보이진 않지만, 시키는 것을 제대로 해내는 막내 화사의 모습은 대중으로부터 호감을 샀다. ‘여은파’는 지난 2020년 MBC <방송연예대상> 디지털콘텐츠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며 인정받기도.
화사가 예능 대세로 자리매김한 데는 ‘환불원정대’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가수 이효리의 즉석 제안으로 엄정화, 제시, 화사까지 총 네 명의 센 언니로 구성된 ‘환불원정대’. 그룹으로서 호흡을 맞추고 음원을 발표하는 등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캐릭터에서 발화된 시너지는 2020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부캐 ‘실비’로 시청자들과 만난 화사는 20~50대로 구성된 멤버들 사이에서 섬세하게 멤버를 챙기는 모습, 현역 가수로서 프로다움을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텐션이 높은 가수 제시와 이효리 사이에서 묵묵하지만 할 말을 툭툭 내뱉으며 웃음을 유발했고, 활동 중 컨디션 난조로 힘들어했던 엄정화 옆을 지키며 막내임에도 우직한 면모를 뽐냈다. 특히 음원 ‘Don't touch me’ 녹음 당시 실력파답게 한 번에 끝내 현장 프로듀서들을 놀라게 하기도.
본업에서도 빛나는 ‘퀸화사’
화사는 솔로 앨범으로도 연이어 대박신화를 이어왔다. 지난 2020년 6월 발매된 화사의 독보적인 음색이 담긴 앨범 <마리아(MARIA)>는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20개 지역 1위에 올랐고,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을 한 달 이상 유지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화사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티스트로서의 자질도 인정 받았다. 그는 앞서 발표한 첫 솔로 앨범 <멍청이(TWIT)>를 통해서도 솔로 뮤지션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화사의 실력은 무대에서 더 빛이 난다. 그는 탄탄한 라이브와 눈길을 사로잡는 퍼포먼스로 무대를 꽉 채워 찬사를 받아왔다. 화사가 각종 시상식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동안 가요계에서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구성으로 때때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화사만이 시도할 수 있는 무대였다는 점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그가 한 시상식 무대에서 입었던 수영복 느낌의 붉은 점프슈트는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했다. 화사의 해당 무대 영상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궈 방송 하루 만에 유튜브 약 100만, 네이버TV 조회수 33만 뷰를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화사가 걷는 길에는 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본업에서도 완벽함을 잃지 않는 그는 각종 음원상을 휩쓸면서 대세임을 입증하고 있다. 늘 예상을 뒤엎는 퍼포먼스와 가창력을 겸비한 음색의 화사. 그는 ‘제35회 골든디스크어워즈’ 디지털 음원 부문에서 본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며 또 한 번의 화제를 모았다. 화사는 수상 소감에서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대표님을 비롯해 회사 모든 식구에게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다. 사랑하는 가족들, 변함없이 응원하면서 기다려주신 무무들, 마마무 멤버들, <마리아> 앨범을 함께 만들어준 우상 오빠에게 영광 돌린다. 우울한 시기임에도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화사 효과’에 쏟아지는 러브 콜
화사의 손을 거치느냐에 따라 흥패 여부가 갈리자 광고업계에서는 너도나도 ‘화사 효과’ 누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먹었다 하면 ‘완판’, 입었다 하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는 화사를 향한 광고 문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식품업계는 물론 뷰티업계, 패션업계까지 광고 영역이 확장하고 있다. 화사는 2019년 말 기준 주류, 빙과류, 음료, 음식 프랜차이즈 등 식품업계를 비롯해 캠핑용품, 여성용품, 뷰티 브랜드 등 10개 이상 브랜드의 얼굴로 발탁됐고, 화사가 속한 그룹 마마무의 광고 폭도 덩달아 넓어졌다. 마마무는 게임, 유제품, 다이어트 제품, 화장품, 치킨 등의 모델로 활약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화사를 향한 뜨거운 관심은 명품 브랜드로 번졌다.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부터 대중적으로 알려진 고가의 명품 브랜드까지 화사를 향해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명품 브랜드 광고에 반응하는 화사의 전략은 똑똑하다. 그의 주 팬덤의 소통 채널인 SNS를 통해 제품 착용 샷을 올리는가 하면, 자신의 분위기와 제품의 완벽한 매칭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SNS 광고에 피로를 느끼는 대중을 의식한 듯 별다른 코멘트 없이 ‘#광고’ 해시태그만 붙인 사진을 공개해 오히려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같은 화사의 광고 방법은 거부감이 줄어 ‘나도 갖고 싶다’ ‘옷 매치에 활용해야겠다’ 같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며 동요케 한다.
화사의 완판 기록
곱창
곱창 2인분에 전골, 별미인 볶음밥까지 먹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화사. 맛에 대한 별다른 평가 없이 진득하게 자리를 지키면서 먹는 새로운 개념의 ‘먹방’으로 군침이 돋게 했다. 화사의 완판 기록의 포문을 연 곱창. 한여름 곱창집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설 정도로 큰 파급력을 불러왔다.
김부각&간장게장
곱창을 이은 김부각 먹방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화사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간장게장을 비빈 밥과 어머니가 보내준 김부각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방송 직후 김부각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만들어 먹었다는 후기 글도 잇따라 게재됐다. 심지어 김부각을 판매하고 있다는 한 업체 측은 화사 덕분에 매출이 10배 올랐다며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유부초밥
컴백을 앞두고 다이어트 중이라고 밝힌 화사. 그는 체중 조절을 위해 두부 유부초밥을 만들어 먹어 또 한 번 열풍을 일으켰다. 화사는 두부를 으깨 초밥 재료와 섞어 유부에 넣으면 완성되는 초간단 요리라며 직접 만든 유부초밥을 갓 구운 차돌박이와 함께 먹는 먹방을 선보였고,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화사 두부 유부초밥 만드는 법’과 관련한 게시물, 레시피 등이 상세히 적힌 글이 다수 올라왔다.
리코더 악보
화사의 취미까지도 완판 기록 대열에 올랐다. 쉬는 중 새로운 취미로 리코더 연주를 시작했다는 화사. 그는 유튜브를 통해 리코더의 매력에 빠졌다고 밝혔다. 악보를 보면서 리코더 연습을 하는 화사의 모습이 전파를 탄 이후 해당 리코더 악보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이후 주문이 폭주해 배송이 지연됨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