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솔로 퀸
여성 솔로의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그 중심에는 요즘 가장 핫한 여가수 제시와 화사가 있다. 두 사람은 동시대에 활동 중인 여성 솔로 중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화사는 지난 6월 29일 첫 번째 미니 앨범 <마리아(Maria)>를 발표한 뒤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최정상에서 롱런 중이다. ‘믿고 듣는 가수’ 리스트에는 언제나 그녀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데뷔 6년 차지만 타고난 퍼포먼스와 가창력, 스타성까지 겸비한 화사는 동료 아이돌들의 롤 모델이자 워너비로 손꼽힌다.
지난 7월 30일, 3년 만에 컴백한 제시는 세 번째 미니 앨범 <누나(NUNA)>의 타이틀곡 ‘눈누난나(NUNU NANA)’로 슬그머니 음원 강자 자리를 꿰찼다. 제시만의 건강하고 섹시한 매력이 돋보인 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이효리가 특별 출연한 ‘눈누난나’ 뮤직비디오는 약 한 달 만에 1,200만 뷰를 돌파했다. 평소 이효리와 친분이 있던 제시는 바쁜 스케줄을 쪼개 직접 안무까지 소화해준 이효리에게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의 인연은 ‘환불원정대’라는 유례없는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최근 이효리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녹화 중에 ‘센 언니’ 조합을 제안했다. 주인공은 1990년대 중후반을 풍미한 엄정화와 요즘 솔로 여가수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제시, 화사다. 이들과 함께 항의하러 간다면 어느 가게에서도 환불이 가능할 것 같다는 의미로 ‘환불원정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활동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이들은 지난 7월 31일 첫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제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람들이 ‘센 언니’들이 뭉쳤다고 하는데 전혀 세지 않다. 말도 없고 착하다. 나도 말이 없는 편인데 그 자리에서 가장 말을 많이 했다”고 회동 소감을 밝혔다. 데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제시와 화사가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로 디스코그래피에 의미 있는 한 줄을 추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제시
#원톱몸매
군살 없이 탄탄한 글래머 몸매로 정평이 났다. 제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고 말했다. 가족 모두 근육형의 마른 몸매를 타고났다고. 이에 제시는 마른 몸이 싫어서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녀가 집중한 운동은 다름 아닌 하체, 특히 엉덩이 운동이었다. 제시의 전담 트레이너는 “골반이 좀 더 컸으면 라인이 예쁘겠다는 걸 본인 스스로 인지하고 운동하더라”고 전했다. 제시는 하루 3시간씩 운동에 매진한 끝에 지금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완성할 수 있었다.
#반전성격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 과거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딱 한마디로 이목을 집중시킨 제시는 여전히 ‘센 언니’의 대명사다. 반면에 대중이 잘 모르는 여린 면을 지닌 반전 성격의 소유자다. 제시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태어날 때부터 이런 외모라 어쩔 수 없다”며 “사실은 눈물도 많고 상처도 잘 받는다”고 털어놨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사람은 반전이 있다.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는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함께 ‘환불원정대’로 뭉친 엄정화 또한 “무대에선 굉장히 세어 보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다들 여리다”고 귀띔했다.
#눈누난나
제시가 3년 만에 세 번째 미니 앨범 <누나(NUNA)>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눈누난나’로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음원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셀럽이 동참해 화제를 모은 ‘틱톡’의 ‘눈누난나’ 댄스 챌린지 영상이 총합 2,400만 뷰를 기록했다. 뮤직비디오에 동반 출연한 이효리를 필두로 유재석, 비, 박재범, 소유, 에릭남, 박산다라 등이 참여했다. 인기에 힘입어 제시는 당초 한 주로 예정했던 음악 활동을 연장했고 <제시의 쇼! 터뷰>, <식스센스> 등 활발하게 방송 출연을 병행하고 있다.
#1호가수
제시는 가수 싸이가 수장으로 있는 ‘피네이션(P NATION)’의 1호 아티스트로 지난해 영입됐다. 제시는 그동안 스타성에 비해 음원 성적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싸이를 만나 아쉬움이 완벽하게 채워졌다. 당초 ‘눈누난나’는 타이틀곡이 아니었으나 싸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곡을 바꿨다. 싸이는 제시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찾아와 모니터링을 하고 직접 안무를 짜는 등 복귀 앨범에 심혈을 기울였다. 결과는 대성공. ‘눈누난나’의 성공으로 대중은 이슈 메이커가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제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화사
#올라운더
화사는 노래와 랩, 퍼포먼스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올 라운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걸 그룹 ‘마마무’의 리드래퍼이자 서브보컬로 데뷔한 화사는 솔로 앨범의 연이은 성공으로 올 라운더로서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마마무의 전담 프로듀서인 작곡가 김도훈은 한 인터뷰에서 화사에 대해 “팀 색깔을 만들어주는 멤버”라고 설명했다. ‘마리아’를 공동 작곡한 작곡가 박우상 또한 화사를 극찬했다. 그는 “화사는 아티스트적인 면이 많다. 창작력이나 센스가 좋아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훌륭한 뮤지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격패션
화사는 지난해 7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내추럴한 차림으로 공항에 나타나 이슈의 중심에 섰다.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노브래지어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였으나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질타도 있었다. 그럼에도 화사는 개의치 않고 파격적인 패션 행보를 이었다. 공식석상에서는 몸매와 엉덩이가 드러나는 보디 슈트를 착용했고 평소 저스틴 비버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기는 ‘히프 슬렁 룩’을 과감하게 선보였다. 화사는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평소에 과하다는 생각은 안 한다. 어떤 옷을 입느냐보다는 어떻게 잘 소화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음원깡패
지난해 2월 발매한 ‘멍청이’에 이어 ‘마리아’까지 연달아 히트하며 ‘음원 깡패’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마리아’는 화사의 자작곡으로 녹록지 않은 삶이지만 용기 내어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보자는 자전적 이야기와 위로가 담겼다. 화사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이 특징이다. 화사는 ‘마리아’를 통해 가요 프로그램 트리플크라운 1위라는 큰 성과도 남겼다. 공식적인 활동이 종료한 후에도 ‘마리아’는 음원 차트에서 뜨겁게 사랑받고 있다. 해외 반응도 남다르다. ‘마리아’는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송 세일즈 차트에 5주 연속 진입했다. 중국에서는 무려 2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틱톡’의 ‘마리아 챌린지’는 조회수 18억 뷰를 넘어섰다.
#먹방요정
지금의 화사를 만들기까지 ‘먹방’을 빼놓을 수 없다. 화사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편안하게 맛있게 잘 먹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상투머리와 민낯으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채 음식에 집중한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공감과 대리만족을 안겼다. 그가 먹었던 곱창, 간장게장, 김부각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최근에는 누룽지백숙 먹방으로 또 한 차례 ‘백숙 대란’을 일으켰다. 일단 화사가 먹으면 뜬다는 말이 생길 정도다. 기안84 또한 “화사가 먹는 것은 전부 맛있어 보인다”며 그녀의 먹방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