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넘은 공감, 네 여자 친구의 연말 파티
핀란드의 디자인, 여행, 음식 등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며 한국과 핀란드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는 주한 핀란드 무역대표부 김윤미 대표. 핀란드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그녀의 집에서 열린 특별한 여자 친구들과의 파티에 <우먼센스>도 초대됐다. 7번째 책 출간을 앞둔 작가이자 ‘Mabe’라는 스킨케어 제품을 론칭하는 등 라이프스타일러로 많은 여성에게 영감을 주는 서정희 씨, 여행 매거진 <무브>를 창간하고 음식과 여행 콘텐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조은영 편집장, 푸드 디렉터로 메뉴 컨설팅과 레시피 개발, 콘텐츠 제작 등을 하는 리나스 테이블의 정리나 대표가 오늘 파티의 참석자.
이 4명의 여자는 약 1년 전, 정리나 씨의 새 책 출판 기념회에서 우연히 만났다. 30대부터 50대까지 나이도 제각각, 하는 일도 다 다르지만 일하는 여자로서, 또 모두 책을 쓰는 콘텐츠 제작자로서 그녀들은 단번에 친구가 됐다. 사회에서 만나 이런 ‘모임’을 만들고 친구가 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 요즘, 그녀들은 틈만 나면 집에 모여 삶에 대한 고민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 아이디어를 나누며 단단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윤미 대표의 핀란드 하우스
오늘 파티는 김윤미 대표의 핀란드 하우스에서 이뤄졌다. 정동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김윤미 대표의 집은 핀란드 디자인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갤러리 같은 곳. 핀란드 디자인의 헤리티지를 강렬하게 보여주는 글라스 아트와 빈티지 디자인 글라스를 수집하는 김 대표의 거실에는 핀란드 글라스 아티스트 카밀라 모베르그의 유리 조각품 ‘DoReMi II’가 걸려 있다.
또한 한국의 전통적인 모티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김 대표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함도하 작가의 아트 퍼니처가 ‘DoReMi II’와 어우러져 집 안에 들어서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올리브 그린 컬러의 디자인이 독특한 쿠션이 포인트인 패브릭 소파는 마리메꼬의 패브릭 액자, 초이스의 블랙 체어와 어우러져 거실의 중심을 잡아준다.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은 초이스의 테이블과 의자도 눈에 많이 띄는데, 특히 네온 옐로 컬러 제품이 집 안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낸다.
이 밖에도 출장이나 여행 중 사 모은 이딸라, 아라비아 등의 빈티지와 다양한 이딸라의 테이블웨어, 니카리의 의자와 스툴, 구슬 장식이 시그너처인 아리카의 테이블과 램프 등 한국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핀란드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오랫동안 핀란드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삶에도 핀란드 디자인이 들어온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 작가의 작품에도 관심이 많아요. 컬렉터는 아니지만 공예적인 가구를 좋아하거든요.”
모노콜렉션 장응복 디자이너의 백자와 달항아리 패턴의 패브릭은 반투명으로 창을 가리는 셰이드로, 방석과 쿠션으로, 테이블보로, 그리고 욕실의 방수 처리된 특수 벽지로 활용해 집을 꾸몄다. 강렬한 색감의 아트 퍼니처와 핀란드 디자인 가구, 글라스 아트가 어우러져 있음에도 ‘핀란드 하우스’라는 애칭을 갖는 김 대표의 집은 왠지 모르게 편안한 느낌을 준다. 핀란드의 가구로 채웠으나 아주 세련되거나 최신 유행이라는 느낌보다 오래되어 가치를 발하는 집처럼 느껴진다. 패션처럼 리빙 시장도 유행이 빨리 지나가는 요즘, 디자인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알고 내가 고르고, 사용하는 제품이 나를 나타낼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 핀란드가 왜 디자인 강국인지 알게 해주는 핀란드 하우스였다.
JELY’S X-MAS
늘 바쁜 세 친구에게 건강한 밥상을 직접 차려주고 싶은 마음에 직접 요리를 준비한 김윤미 대표를 돕기 위해 전문가인 정리나 씨가 테이블 스타일링을 맡았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음식인 오븐에서 구운 돼지고기 요리를 준비해 온 정리나 씨의 솜씨로 홈파티 테이블은 더욱 풍성해졌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슈퍼 푸드인 호밀로 만든 핀크리스프 스낵을 활용한 핑거푸드와 샐러드, 수프, 파스타, 과일과 다양한 치즈로 하나씩 테이블이 채워졌다. 맏언니인 서정희 씨까지 도착하자 그녀들의 파티는 시작됐다.
이 모임의 이름은 ‘JELY’S’로 각자의 이니셜을 따서 만들었다고. 모임을 기념해 서로를 위한 선물도 준비했는데, 특히 여행 전문가인 조은영 씨가 각자의 성향에 어울리는 여행지를 추천하며 직접 만든 책을 선물하자 모두 감동을 받았다. 여행과 푸드, 디자인이라는 코드가 서로 맞아떨어지는 차분한 성품의 동생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와준 서정희 씨는 맏언니라기보다 그냥 편한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낸다.
일하는 여자로서 서로에게 깊은 공감을 느끼고, 격려와 자극도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어 존재만으로도 든든하다고 말하는 그녀들. 언젠가는 넷이 함께 핀란드로 여행을 떠나 그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자고 새로운 콘텐츠를 즉석에서 또 만들어낸다. 함께 성장하고 행복을 나누는 그녀들의 진한 우정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