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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으로 꽃피우는 희망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의 실화를 풀어낸 연극 <템플>의 주연, 박희정 배우와 대화를 나눴다.

UpdatedOn November 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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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극 <템플>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템플>에서 주인공 템플 그랜딘 역할을 맡은 배우 박희정입니다. 템플 그랜딘은 어릴 때 자폐스펙트럼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재까지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인물입니다. 이번 연극은 그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Q.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느끼셨을 것 같아요.
A.
현존하는 분을 연기하는 건 늘 조심스러워요. 당사자에게 누를 끼치면 안 되니까요. 우선 템플 그랜딘의 자서전부터 읽으며 연구를 시작했어요. 자폐스펙트럼장애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이론도 공부했습니다. 사실 제 사촌동생이 자폐성 장애 1급이에요. 사촌동생과 어릴 때 같이 살아서 자폐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 부분도 있고, 가족의 고충과 힘듦도 통감했기에 극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템플>로 두 시즌째 연기를 이어 오고 계십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자의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무대에서 그때그때 느끼는 자극을 연기로 승화하는 것이지요. 익숙함에서 멀어져 낯섦을 느껴야 한다고 할까요. 시즌이 달라진 만큼 팀이 바뀌거나 새로운 분이 합류해 낯설기도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자극이 되더라고요. 전 시즌에는 동작 연습을 하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일부 동작을 다른 것으로 대체했어요. 이번엔 다치지 않고 기필코 해내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Q. 연습하면서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템플>은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해 인물의 심리나 감정을 전달하는 신체 연극입니다. 자폐인이 겪는 신경 발작을 몸으로 표현한 일명 ‘줄 신’이 떠올라요. 연기자와 안무가들은 줄을 가지고 퍼포먼스를 하면서 템플이 느꼈을 압박감, 괴로움 등 많은 것을 표현합니다. 빨간 줄은 그를 묶고, 행동을 막거나 방해하죠. 그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자신과 싸우는 템플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단번에 들어요. 인물의 심리를 움직임으로 가장 잘 나타낸 장면 같습니다.

Q.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나 작품이 있나요?
A.
뮤지컬요!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데뷔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작품 이후 아직 뮤지컬 무대에 서지 못했어요. 뮤지컬을 안 한 지 오래되다 보니 조금 두렵기도 했고요. 템플 그랜딘을 연기하면서 그와 제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점이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그 버릇이 때로 독이 되기도 하지만, 템플은 질문에서 얻은 답과 희망으로 다른 세계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믿음은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니까.” <템플> 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예요. 이번 작품 덕에 저에 대한 믿음이 충만해졌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에 다시 도전해 보고 싶어요.

<템플>

<템플>

자폐스펙트럼장애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템플. 마운틴 컨트리 고등학교에서 칼록 선생을 만나 서서히 자신을 이해한다. 동작으로 인물의 심리를 전하는 신체 연극이다.
장소 서울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기간 12월 15일~2024년 2월 18일
문의 @theater_g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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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남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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